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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면 뇌 나이 2살 늙는다"… 반복되면 치매 등 신경계 질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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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상 밤을 새운 다음 날, 머리가 무겁고 집중이 되지 않는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걸음걸이가 둔해지고 말이 느려지며,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치민다. 하지만 이 불편한 증상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뇌가 실제로 '늙은 상태'에 들어간 결과일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권순모 원장(마음숲길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mri 분석에서 24시간 이상 깨어 있던 성인의 '뇌 나이'가 평균 1~2세 증가한 사례가 확인됐다"며 "하루의 회복수면으로 정상화될 수 있지만,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회복 속도가 떨어지고 일부 손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 미국 브라운대학교와 유럽 신경과학연구소가 평균 25세 건강한 성인 1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총수면박탈군(24시간 이상 깨어 있음)에서만 뇌 나이가 1~2세 증가하는 변화가 관찰됐다. 하루의 회복수면을 취하면 mri 지표는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연구팀은 "수면 부족이 반복되면 회복이 더뎌지고 인지 기능 저하가 누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면 부족이 만드는 뇌와 전신의 변화
권순모 원장은 "24시간 완전 수면박탈이 지속되면 신체적으로는 근육 긴장과 피로가 급격히 늘고, 혈당이 상승하며,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혈압과 심박수가 오른다"며 "면역력도 저하돼 감염에 취약해지고, 협응 능력이 떨어져 걸음걸이나 손동작이 어색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적 변화 역시 뚜렷하다. 권 원장은 "집중력, 기억력, 판단력이 저하되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늘며 불안이나 우울감이 커질 수 있다"며 "주의력이 떨어져 반응속도가 느려지고, '마이크로슬립'이라고 불리는 몇 초간의 비자발적 단잠이 찾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72시간 이상 수면 부족이 이어지면 환각, 망상, 의사소통 장애 같은 정신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부분적 수면 부족도 안전하지 않다. 권 원장은 "며칠에 걸쳐 수면이 3~5시간으로 줄어드는 부분 수면박탈은 처음에는 증상이 덜하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주의력·기억력이 이미 심각하게 떨어져 있다"며 "회복에도 시간이 더 걸리고, 장기적으로는 해마 기능 저하와 만성 대사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복 가능하지만 반복은 금물… 수면 회복·예방 수칙
권순모 원장은 "단기 수면 부족으로 인한 뇌 구조 변화는 하루 회복수면으로 대부분 정상화된다"면서도 "반복되면 뇌 노화 속도를 앞당기고 치매와 같은 신경계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면 부족 후 회복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매일 15분씩 잠자리 시간을 앞당겨 점진적으로 수면 패턴 복구 △기상 후 30분 이상 햇빛 쬐기 △하루 30분 중등도 유산소 운동(취침 2~3시간 전 마무리) △4-7-8 호흡법 등 이완 훈련 △방 온·습도 조절, 암막 커튼 사용 등 수면 환경 최적화를 제안했다.

권 원장은 "불가피하게 밤을 샜다면 다음 날 일정은 조정하고, 가능한 한 빨리 회복수면을 확보해야 한다"며 "증상이 반복되거나 회복이 더딘 경우, 조기에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장기적인 뇌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